‘전세계가 경쟁하던 플라스틱 선순환 고리 찾기, 도시유전이 가장 먼저 찾아냈다’

 

[목차]

1. 햄버거로 소를 만들 수는 없지만
2. ‘결합’ 에너지를 ‘자유’ 에너지로
3. 열역학을 초월한 ‘현자의 돌’
4. ‘틀렸다’와 ‘다르다’의 차이
5. 재현될 페름기의 재앙
6. 지구적 문제는 지구적 해법으로써만 풀 수 있다
7. 심판의 날에도 석유는 유용하게 쓰였다
8. ‘분해의 열쇠’를 찾지 못하면
9. 가늠조차 어려운 경제적 가치
10. 에필로그

㈜도시유전의 RGO설비를 도입해 폐플라스틱으로 원유를 생산하고자 하는 <커피프로젝트>. 이 프로젝트의 추진을 위해 프로젝트 예정부지에서 만난 SNT(Sabien Technology Group plc)그룹 회장 리처드 패리스(Richard Parris)와 버지니아 크로스비 하원의원의 모습. 크로스비는 영국 웨일즈 어니스몬(Ynys Mon)선거구에서 1983년 총선 이후 선거구에서 승리한 최초의 보수당 의원이다.
㈜도시유전의 RGO설비를 도입해 폐플라스틱으로 원유를 생산하고자 하는 <커피프로젝트>. 이 프로젝트의 추진을 위해 프로젝트 예정부지에서 만난 SNT(Sabien Technology Group plc)그룹 회장 리처드 패리스(Richard Parris)와 버지니아 크로스비 하원의원의 모습. 크로스비는 영국 웨일즈 어니스몬(Ynys Mon)선거구에서 1983년 총선 이후 선거구에서 승리한 최초의 보수당 의원이다.

 

1. 햄버거로 소를 만들 수는 없지만, 비닐로 석유를 만들 수는 있다.
햄버거로 소를 만들 수 없는 이유는 한 번 써버린 에너지는 결코 복원할 수 없다는 열역학 제2법칙(엔트로피의 법칙) 때문이다. 물질과 에너지는 한 방향, 즉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부터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또는 질서화된 것으로부터 무질서로 불가역적(不可逆的)으로 변화한다는 엔트로피의 열역학 법칙에 따른 현상이다. 곧, 시간이 거꾸로 흐를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도시유전의 RGO 설비 내에서는 마치 시간이 거꾸로 되돌려지는 것과 같은 사건들이 일어난다. 물티슈, 라면봉지, 비닐 랩, 생수통, 용도 폐기된 온갖 폐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도시유전의 RGO 기계에 들어가면 12시간 만에 본래 그 자신의 재료(석유)로 환원된다.

우리는 RGO 설비 내부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온전히 알 수 없다.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석유로 만들어진 폐플라스틱·비닐이 다시 본래의 그 재료인 석유가 되어 나온다는 것이다. 쓰임을 다하고 버려진 온갖 폴리머들이 가역(可逆)과정을 거쳐 다시 원재료인 석유로 되돌려진다. 마치 생물학적 노인으로 태어나, 갈수록 젊어지다가 80세의 아기가 되어 생을 마감하는 내용의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RGO 설비(극장)에서는 끝없이 반복 상영되는 것과 같다. 용도 폐기된 플라스틱을 합성 이전의 원재료로 완전히 되돌리는 과정이 무한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도시유전의 정영훈 대표는 엔트로피의 법칙을 거스르는 듯한 이러한 현상을 전문가들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고 말한다.

“국내 전문가들은 현장에 와서 눈으로 보면서도 인정하기를 꺼려합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파장을 눈으로 볼 수 있느냐고 묻거나 기름을 바닥에다 묻어놓고 빨대 같은 걸로 뽑는 거 아니냐는 의혹 섞인 질문을 전문가들로부터 들었을 때입니다. 이런 엉뚱한 질문을 하는 것은 그분들이 전문가로서의 자질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분들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현상이 눈앞에 벌어지니 이런 황당한 의문이 고개를 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스콘신대학 프레밍과 크림의 실험. 과산화수소 분자에 특정주파수의 레이저①를 주사하면 과산화수소 분자의 산소-수소 결합②이 흡수하고 결합이 격렬하게 진동한다. 진동은 분자 전체에 전해져,산소-수소 결합보다 결합력이 약한 산소-산소 결합③이 끊어진다. 상온에서 파동에너지만을 사용하여 고분자 구조를 이루고 있는 결합을 분해하는 반응기술의 원리이다.
위스콘신대학 프레밍과 크림의 실험. 과산화수소 분자에 특정주파수의 레이저①를 주사하면 과산화수소 분자의 산소-수소 결합②이 흡수하고 결합이 격렬하게 진동한다. 진동은 분자 전체에 전해져,산소-수소 결합보다 결합력이 약한 산소-산소 결합③이 끊어진다. 상온에서 파동에너지만을 사용하여 고분자 구조를 이루고 있는 결합을 분해하는 반응기술의 원리이다.

 

2. 세라믹 볼의 비밀, ‘결합’ 에너지를 ‘자유’ 에너지로
정영훈 대표는 비밀 아닌 비밀을 말했다. “폴리머 탄소분자 결합 고리를 해체하는 것은 파동에너지이고 파동에너지는 RGO 설비 내부에 장착된 세라믹볼에서 발생합니다. 세라믹 볼 자체가 시크릿(편집자註,특정 주파수의 파동을 방출하는 매커니즘)입니다. 세라믹을 만드는 과정, 예를 들어 배합, 습도, 굽는 온도, 구멍의 크기, 이런 것들이 시크릿인 것 같습니다. 만약에 이 세라믹 볼의 그 특정 주파수를 다른 물체를 통해서 발생시키게 되면 해보진 않았지만 비슷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요?”

“가역(可逆)반응이 빛의 영역에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이론과 실험으로 입증됐고 수많은 논문에 기재돼 있습니다. 즉 자외선에 노출된 비닐이 50~500년이 되면 분해되는 이유와 같겠죠? 하지만 만들어낸 강한 빛을 사용해 플라스틱을 분해하기가 쉽지 않은이유는 아주 간단한 실험을 통해 알 수 있어요. 그건 라면봉지를 오븐이나 전자레인지에 넣고 전자레인지를 작동 해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비닐과 광파가 만나면 아킹(정전기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며 불이 붙거나 폭발하는)현상이 일어나기에 쉽지 않다고 한다.

“기름이 나오고 있는데 마이크로파와 레이저 같은 광(光)을 쏘면 ‘빵’하고 터질 거잖아요. 근데 광영역대의 주파수를 갖고 있는 세라믹에서 나오는 어떤 에너지는 빛이 아니다 보니까 폭발을 저지하는 역할을 하는 거죠. 광영역대의 주파수를 세라믹이 가지고서, 다른 방식의 힘을 가해서 빛이 갖고 있는 주파수와 같은 주파수를 내고 있는 게 시크릿입니다.”

정영훈은 어떤 사람들이 자신이 만든 세라믹을 유출해 가더라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한다.

“세라믹은 재미있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세라믹을 일정 온도에서 구우면 성질은 남아 있는데 성분은 분해대 날아가죠. 그런 것들을 잘 활용을 해서 만들다 보니 RGO 세라믹을 훔쳐가고 하는 거에 대해서는 저희는 사실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비유하자면, 중세의 연금술사가 ‘현자의 돌’을 만들어냈는데, 그 자신 아닌 어떤 누구도 그것을 재현시킬 방법을 아직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대 경제는 화석 연료에 완전히 의존하다시피하며, 엔트로피가 낮은 물질을 태워 엔트로피가 높은 폐기물을 배출한다. ‘자유’ 에너지를 ‘결합’ 에너지로 바꾸는 이 과정은 엉뚱하게도 ‘성장’이라 불린다. 최근에 와서야 경제학자들은 이런 성장이 실제로는 환상이며 현 세대가 미래에서 시간을 빌려 살아가는 꼴이라고 주장한다.

정영훈의 ‘세라믹볼’은 ‘결합’ 에너지를 원래의 ‘자유’ 에너지로 돌려놓는다. 현대판 ‘현자의 돌’의 원리를 발견한 것이다.

세라믹볼
세라믹볼

 

3. 열역학을 초월한 ‘현자의 돌’
현자의 돌(philosopher’s stone)이란 무엇인가? 모든 질병을 치료하고 모든 물질을 원하는 물질로 바꾸는 신비한 힘을 가진 궁극의 물질이다. 중세의 연금술사들의 목표는 이 현자의 돌을 찾는 것이었고, 만물의 변환이 가능한 현자의 돌을 만들 수만 있다면 금은 물론이고 어떤 물질이라도 변환시킬 수 있으니 황금으로 부자가 된다는 것은 현자의 돌을 만들기만 한다면 당연히 따라오는 부차적인 것이었다.

‘현자의 돌’은 납이나 수은과 같은 이른바 ‘근원물질’을 황금으로 변환시키는 효능을 지닌 물질로 생각됐다. 한 물질을 어느 다른 물질로 바꾸어주는 역할을 하거나, 엄청난 에너지를 사용하지만 현자의 돌 자신은 어떠한 자원도 소모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화학적 촉매에 가까운 물질이다. 열역학마저 초월한 개념인 셈이다.

독일의 의사였던 헤니히 브란트는 ‘현자의 돌’이 물질의 찌꺼기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연금술사이기도 했다. ‘현자의 돌’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던 브란트는 수백 리터의 소변을 끓이다 하얗게 빛나는 물질(사람의 뼈를 구성하는 원소 ‘인’으로 밝혀진)을 추출했다. 그는 금을 얻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미지의 신물질을 추출하는 데에는 성공한 것이다.

고분자탄소화합물(플라스틱)의 결합에너지를 원래의 자유에너지로 돌려놓으면 그것이 석유가 된다. 이 반응이 도시유전이 개발한 세라믹볼이 발산하는 파동에너지가 플라스틱을 유화(油化)시키는 원리이다. 이 과정을 ‘환원(還元)’이라고 부르던, ‘가역(可逆)반응’이라고 하던, 열역학을 초월하는 현대판 ‘현자의 돌’과 같다고 말할 수 있는 현상인 것이다.

정영훈 대표는 연금술사 헤니히 브란트가 했던 것과 유사한 방법으로 세라믹볼의 파동에너지(배합)를 찾아냈다고 한다.

 

4. ‘틀렸다’와 ‘다르다’의 차이
문제는’ RGO의 원리, 즉 세라믹볼에서 나오는 파동이 정확히 무엇이냐?’ 라는 논란이다. 숫자나 데이터로 나타낼 수 있는, 실험으로 반복될 수 있는 이론과 원리를 말하는 것이다. 정영훈 대표는 그 자신 아닌 어떤 누구도 그것을 재현시킬 방법을 알지 못한다는 ‘현자의 돌’을 예로 들었다.

“세라믹이 어떻게 특정한 파동에너지로 분자 연결고리를 크래킹 해주느냐, 그 특정 파동에너지가 뭔지를 모른다는 거죠. 그럼 저희 세라믹볼을 누군가에게 줘서 이걸 파장 테스트를 하면 자기장의 길이가 나오는 거지 않습니까? 주파수가 나오는데, 그러면 이것과 같은 주파수로 고분자물질(플라스틱)을 때리면 분자 고리가 깨진다는 결론이잖아요. 그 주파수를 알려줘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일상생활에서는 늘상 있는 일들(견해차이)인데, 이걸 틀렸다고 보느냐와 다르다고 보느냐의 시각차이겠더라고요. ‘그건 틀린 거야’라고 보는 분들과는 연이 닿을 수가 없는 거고 ‘이게 좀 다르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고 현장까지 와보시는 분들과 연이 될 수 있는 그런 구조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내 것만 맞다고 저희가 주장을 하지는 않죠. 그래서 이 현상을 보여드리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었는데, 보러 와서도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파장을 눈으로 볼수있게 해달라, 이런 질문을 받는 순간 이게 참 더 어려운 진행이 되더라고요.”

정영훈은 RGO에 대한 세간의 평가에 대해 이렇게 토로한다.

“12년 동안 계속 의심을 받아왔어요. 국내에서는 이 기술이 심사나 평가에 올라갔을 때, ‘이게 어떤 현상으로 이렇게 되는지를 모르는데 어떻게 해야 되는거냐?’ 이런 반응들이 대부분이었죠. 거꾸로 해외에서는 조금 ‘다르구나’라는 시각으로 접근을 하고, 실제로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그 원리는 이제부터 ‘찾으면 되지’라고 다가오고 있어요.”

정영훈 대표에 따르면 국내 전문가들은 ‘틀렸다’라는 선입견을 갖고 대하는데, 외국에서는 ‘다르다’라는 생각으로 접근한다.

“사실 국내보다 영국에서 신뢰를 해주고 있습니다. 저한테 이런 설명을 해주더라고요. 이게 ‘현존하는 현상인 이상 이론은 차차 계속 찾아야 될 것이다’ 라고요. 그러면서 제게 묻더군요. 당신은 인간이 과학에 대해서 아는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면 모르는 게 더 많다고 생각하느냐고. 대답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아는 건 이 한가지 밖에, 아니 이 또한 정확한 원리를 알고 있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분이 말하기를 과학은 어쩌면 발명보다 자연이 가지고 있는 자연의 원리를 인간이 뒤늦게 발견하는 것이라고 보는 게 더 가까운 과학의 답일 것이라고요.”

정영훈 도시유전 대표
정영훈 도시유전 대표

그는 기존 열분해 방식과의 차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사실 도시유전의 기술도 결론부터 말하자면 ‘쓰레기로부터 기름을 만드는 것(유화)’이기에 언뜻 생각하기에는 기존의 열분해 유화 방식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폐플라스틱에 직접 400도 이상 600도 미만의 열을 가해 분해한다고 주장하는 ‘열분해 방식’은 열에너지만을 가지고 플라스틱을 완벽하게 분리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사례를 보았을 때 열분해 방식은 불가능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 보였습니다.”

그러다보니 도시유전의 기술개발 접근방법이 이와 달랐다고 한다. “우리 기술은 자체 개발한 세라믹볼에 300도를 넘기지 않는 열을 가해 발생하는 ‘파동 에너지’가 플라스틱 제조과정에서 결합된 탄소분자 고리를 끊어내어 원래 모습으로 변환시키는 기술입니다.” 활성 에너지를 아주 낮게 해주는 대신 플라스틱에만 강하게 반응하는 제3의 에너지의 조건을 찾아 함께 사용하기에 전통적인 열분해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기술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5. 인류세에 재현될 페름기의 재앙
페름기(약 2억 5000만 년 전)의 재앙은 화산 폭발로부터 시작됐다.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쏟아져 나와 지구의 기온이 5도 상승했고, 그로 인해 또 어마어마한 양의 메탄(이산화탄소보다 25배 강력한 온실가스)이 바다의 바닥을 덮고 있던 불안정한 화합물로부터 빠져나와 대기 중으로 풀려나면서 기온이 5도 더 상승했다. 한번 시작돼 임계점에 도달하고 나면 멈출 수없는 연쇄반응이 일어났던 것이다. 지구의 과열 현상은 생물의 95 퍼센트를 죽였고 그 나머지 5퍼센트도 이후 수천 년간 가느다란 실에 매달린 양 아슬아슬하게 살아가야 했다.

그 정도로 거대하고 섬뜩한 재앙이 인류세에 다시 벌어질 참이다. 이번 세기에 임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기후 변화는 끝없는 진보, 안정된 미래, 과학 기술로 자연세계를 통치하는 능력 등 우리가 믿어 의심치 않던 모든 것을 공격해 현대 문명의 토대를 흔들어 마침내 그 뿌리를 허공에 드러낼 것이다.

인류세에 다시 한 번 벌어질 재앙은 바로 우리가 우리의 거주지인 지구를 사용하고 오용한 방식이 재앙을 낳고 결국 자멸을 불러 왔기에, 우리는 결코 화산 폭발과 같은 자연의 변덕을 탓할 수 없다.

전세계의 내로라하는 부자들과 권력자들은 파국이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보면서 나름대로 (암암리에)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해안가의 별장을 내륙 높은 곳으로 옮기고, 가족용 대피소를 만들고, 여차하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국가로 옮겨갈 만반의 준비를 한다. 그리고 기후 위기에 대한 과학자의 연구 결과로 정치적, 상업적 이득을 취하는 것도 바로 이들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파괴된 다음 그런 것들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기울어가는 타이타닉호 갑판에서 의자를 정리하고 있는 꼴과 다름없는 것을.

기후 재앙 앞에서 권력과 자본을 거머쥔 정치가와 자본가들이 위선적인 행태를 보일 때 재앙을 멈추거나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한 목소리와 시도에 반응하는 것은 거대한 재앙이 닥쳐도 호소할 곳 없는, 아무것도 갖지 못한 사람들이다. 왜 못 가진 사람들만이 이러한 각성을 하게 되는 것일까?

그래서 우리는 무엇이 문제인지도 알아야 하지만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기후변화라는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명쾌하고 손쉬운 해결책에 목을 매어도, 그러한 해결책은 없는 것이다. 간혹 제시되는 해결책이 너무 거대하고 복잡해서 아무도 접근하지 못한다면, 우리들은 문제를 외면하게 된다.

더 작게 쪼개고 더 가볍게 접근해야 한다. 모호한 해법으로는 사람들을 움직이게 할 수 없다. 더 구체적이고 더 손에 잡히고 더 실천적인 해법을 담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세상을 바꾸는 뭔가를 소개할 때는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이 만든 변화에 집중하고 그 변화에 필요한 기회비용을 함께 언급해야 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이고, 손에 잡히고, 실천적인 해결책은 어떤 것인가? 페름기에 이어 인류세에 재현될 재앙의 뿌리는 화석연료에 닿아있다. 우리는 현재의 화석 에너지 필요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대신 풍력·태양력·지열·또는 기타 대체에너지를 사용하여 소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깨끗한 에너지 개발과 함께 탄소 격리기술과 탄소자원 재활용과 순환기술의 투자와 개발도 중요한 대안책이다. 우리가 할 일은 이 조각들(대안들)을 이어 붙이는 것이다. 대안은 ‘발견되는 것’이 아니다. 대안은 만들어지고 창조돼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저절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시도에서 나온다. 잘만 한다면 미래 세대가 살아갈 환경을 책임진다는 의무를 다할 수도 있는 시도가 될 수도 있다.

 

6. 심판의 날에도 석유는 유용하게 쓰였다.
열역학 제2법칙(엔트로피 증대의 법칙)은 열에너지가 시간의 진행과 더불어 확산되어 치우침이 없는 평형상태를 이룬다는 것이다. 일리아 프리고진이 밝힌 산일구조(散逸構造,Dissipative Structure)는 엔트로피가 증가돼 혼돈상태에 이르다가 순간적으로 새로운 질서로 변환되는 현상이다.

산일구조론은 자연현상 전체를 질서형성시스템(자기조직시스템)으로 파악하는 이론적 근거를 제시했다. 자연 속에서는 무질서하게 보이는 것 속에서 질서가 생긴다. 한쪽의 파괴 에너지가 다른 쪽의 생성 에너지로 작용하는 것이다. 시각을 달리하면 창세기 노아의 대홍수도 산일구조론에 닿아있는 것처럼 보인다. 현세기 플라스틱으로 덮인 지구는 창세기 신이 내린 재앙의 데자뷰(deja vu)인가, 아니면 너무 거대하고 당연해서 눈에 띄지 않는 ‘뷰자데(vuja de)’인가?

심판의 날에도 석유는 유용하게 쓰였다. “세상은 이제 막판에 이르렀다. 땅 위는 그야말로 무법천지가 되었다. 그래서 나는 저것들을 땅에서 다 쓸어버리기로 하였다. 너는 전나무로 배 한 척을 만들어라. 배 안에 방을 여러 칸 만들고 안과 밖을 역청으로 칠하여라.” 노아가 야훼로부터 받은 명령이다. 역청(bitumen)은 아스팔트 등 탄화수소 물질을 가열했을 때 생기는 타르 같은 물질로, 석유에서 나온다.

현대문명은 플라스틱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졌다. 우리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플라스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모든 분야에 걸쳐 존재하는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하루라도 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산업계는 플라스틱 없이 유지되지 못한다. 펜데믹을 거치면서 우리의 일상은 일회용품의 편리함에 익숙해지고, 분리수거함에 가득 찬 플라스틱 쓰레기를 모아서 버리고, 버리고 나면 다시 채우는 생활이 언젠가부터 당연한 일이 됐다.

당연한 일이 되어버린 ‘버리는 문화’는 모두에게 ‘죄의식’을 안겨 주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자기 방에서 길을 잃은 사람이 됐다.

 

7. 지구적 문제는 지구적 해법으로만 풀 수 있다.
문(門)의 신 야누스는 노인과 젊은이 얼굴을 함께 갖고 있으며, 그 하나는 대문 안 쪽을 바라보고 다른 하나는 대문 바깥쪽을 바라본다고 한다. 야누스의 젊은 얼굴은 다가오는 미래를, 늙은 얼굴은 과거를 향해 있다.

플라스틱은 야누스처럼 두 얼굴을 갖고 있지만 뒤바뀌어 있다. 플라스틱이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어렵다. 안쪽을 바라보는 젊은 야누스의 얼굴이다. 사람들은 플라스틱의 도움으로 윤택한 삶을 누리지만, 그렇다고 갖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플라스틱을 침대 위에 놓아두는 사람은 없다. 쓰고 버리는 것이다. 플라스틱은 얼마 못가 쓰레기가 된다. 바깥쪽의 암울한 미래를 바라보는 야누스의 늙은 얼굴이다.

영국 생물학자 데이비드 반스는 이렇게 경고했다. “지구 표면에서 최근 벌어진 변화 중 가장 도처에서 발견되고 가장 오래 영향을 미칠 변화를 꼽으라면 플라스틱의 축적과 파편화일 것이다.” 이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정부는 선언만, 기업은 시늉만, 개인은 방관만 하고 있다. 이 모든 위기의 한복판에 있어도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을 거야’를 주문처럼 외우고 있는 것이다.

‘방안의 코끼리’과 ‘블랙스완’,이 둘을 합한 것이 ‘검은 코끼리’이다.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사건이란 것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모른척하며 해결하지 않는 문제를 말한다. 우리가 통과하고 있는 이 시기는 ‘검은 코끼리’가 떼로 달려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 중 한 마리는 플라스틱을 가득 지고 있다.

플라스틱 오염은 이미 지구적인 문제다. 이번 세기에 우리가 전면적으로 달려들어 모든 창조적 에너지와 실용적인 능력으로 적절한 방법을 찾아내고 대응해야 할 여러 난제들 가운데서도 가장 어렵고 중대한 문제이다. 지구상 모든 종의 존망을 좌우할 플라스틱 발(發) 위기의 해법을 찾는 과정은 언제나 하나의 진실을 향한다. 지구적인 문제는 지구적인 해법으로써만 풀 수 있다는 것이다.

‘헤게모니’ 개념을 만들어낸 안토니오 그람시는 미래를 예측하는 유일한 방법은 “미래의 사건이 우리의 바람과 일치하게 만들고 바람직하지 않은 시나리오는 피하기 위해 서로 힘을 모으고 함께 노력하는 것 뿐”이라고 했다. ‘분해의 열쇠’는 플라스틱의 위협을 누그러뜨릴 지구적인 해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이것이 기후 위기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구 환경을 보전하는 완벽한 해법은 아니지만 유일한 선택지일 수도 있는 것이다.

 

8. ‘분해의 열쇠’가 우리를 ‘공포와 죄의식’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
‘분해의 열쇠를 찾아내지 못하면 우리는 언젠가 플라스틱에 파묻히고 말 것이다.’ 1973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디자인과 플라스틱’ 전시회 카탈로그에 쓰인 카피이다. 이 말을 긍정으로 바꿔 읽으면, 분해의 열쇠를 찾기만 하면 플라스틱의 공포에서 자유롭게 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분해의 열쇠’는 대한민국의 ㈜도시유전이 가장 먼저 찾아냈다. 인류가 플라스틱과 새롭고 창조적인 동반자 관계로 갈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과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분해의 열쇠’ RGO가 갖는 가치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가치는 유익하다고 믿어지는 좋은 것들, 문제를 해결해주는 능력과 혜택, 다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만들어 주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곧 누군가가 다른 사람이 할 수 없는 어떤 일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RGO의 가치는 ‘지구적인 플라스틱 문제’에 ‘환원’이라는 ‘분해의 열쇠’를 찾아내 ‘지구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것에 있다. 플라스틱의 ‘공포와 죄의식’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해주며, 기후 위기에 대응할 시간을 벌어 주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가져다주는 가치이다.

 

9. 가늠조차 어려운 경제적, 사회적 가치
개인들에게 기후 문제란 너무 어렵거나 규모가 커서 힘든 게 아니라 단지 희생을 각오하는 순간 생활이 너무 불편해져서 힘든 것이다. 산업계는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으면 제품을 내다 팔기도, 투자를 받기도 어려워진다. 온실가스 감축에 기업의 생존이 달려있다.

정영훈 대표는 RGO의 경제적 가치를 어림해 전망했다.
“도시유전은 30년까지 글로벌 시장의 3%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대략 14조 원 정도 시장이 되고, 9조 원 정도의 수익이 발생합니다. 이렇게 계산한 3% 시장의 규모로 저희가 투자자들한테 제안을 했을 때 ‘말이 돼?’ 라는 얘기는 전혀 없더라고요. 그런데 마켓 규모가 저희가 생각을 한 것보다 서치를 해보니 너무 큰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시리즈(투자형태와 규모) 계산을 하기가 때론 민망할 때가 있지만 자신 있다고 말한다.

그의 경영철학도 플라스틱의 선순환을 통한 인간의 행복에 있다고 한다.

“이익과 성장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하지만 사회적 가치 환경적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지구환경의 선순환은 인간만이 할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과의 전쟁을 그만 끝내고, 플라스틱의 ‘친환경적 선순환의 자물쇠’를 풀어 인간의 죄책감도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플라스틱의 순환을 실현함으로서 플라스틱을 처음 만들 때의 의미와 같이 인간의 편리함으로 남게 하고 싶습니다. 환경보호는 진심이 없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일 중에 하나입니다. 도시유전은 큰 기업은 아니지만 진심으로 이루어진 환경조직이라고 보셔도 됩니다. RGO기술을 통해 인간에게 행복을 전하고 싶습니다.”

도시유전의 대외협력담당 함동현 국제변호사는 원천기술의 수출이라는 가치에 주목한다.
“현재 대한민국의 중소기업 중에 폐플라스틱 처리를 하는 설비 공장에서 그 어떠한 첨가제도 사용하지 않고 바로 플라스틱의 원료가 되는 납사를 생산하는 업체는 ㈜도시유전이 유일할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원천 기술이 대한민국에 있기 때문에 영국의 <커피프로젝트> 사례처럼 역으로 우리가 수출 가능한 유일한 페비닐·플라스틱 처리기술이라는 게 증명되고 있습니다. 기술주권이란 자부심도 덤으로 주어지고요.”

‘커피 프로젝트(PROJECT COFFEE)’는 영국정부에서 일(日)처리 5000톤 규모의 ㈜도시유전의 RGO설비를 도입·설치해 영국 전역의 넘쳐나는 폐플라스틱 비닐문제를 해소함과 동시에 영국 내 전체 원유 사용량의 10%에 달하는 러시아산 원유수입을 이곳에서 생산하는 기름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이다.

 

10. 에필로그
인다라망(因陀羅網)은 신들의 왕 인다라가 머무는 궁전 위에 끝없이 펼쳐진 그물이다. 사방으로 끝없는 이 그물의 그물코에는 구슬이 달려 있다. 어느 한 구슬은 다른 모든 구슬을 비추고 그 구슬은 동시에 다른 모든 구슬에 비춰지고, 나아가 그 구슬에 비춰진 다른 모든 구슬의 영상이 다시 다른 모든 구슬에 거듭 비춰지며 이러한 관계가 끝없이 중중무진으로 펼쳐진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 발췌).

인간존재는 여러 인드라망의 여러 구슬 중의 하나이다. 구슬들은 서로를 결정한다. 모든 것이 관계되어 있기에 하나의 변화로 말미암아 연관된 다른 모든 것이 변화하기 마련이다. 우리가 그물에 하는 모든 일은 모두 우리 자신에게 하는 일이다. 이것이 우리가 속한 생태계이다.

위협과 위험으로 가득한 미래에 대해 안토니오 그람시는 “바람직하지 않은 시나리오는 피하기 위해서는 서로 힘을 모으고 함께 노력하는 것 뿐”이라고 했고, 일리야 프리고진은 “미래의 사건이 우리가 바라는 쪽으로 가게 하기 위해서는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도시유전의 정영훈은 달려오는 ‘검은 코끼리’의 앞길을 막아서서 진로를 바꾸려 하고 있다. 그가 손에 쥔 무기는 ‘분해의 열쇠’, RGO기술 하나이다.

 

 

출저 :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51610191812511